roll011: 울산

여름의 끝자락을 애정 하는 플랏메이트, 그리고 다른 친한 동생과 함께 했다. 이 사람들과 있으면 그냥 길거리에 앉아있어도 웃음이나 올 것만 같은 기분. 이제 라이카 m6도 많이 적응이 되어서 포커싱이나 색감을 잡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찍다 보면 드물게 36장 모두가 너무 마음에 드는 롤이 있는데 이번 울산여행사진들이 그랬다.

주주여행은 맛집과 카페 중심이라는 그녀의 말대로 일단 카페를 찾아갔다.

울산의 바다는 상상 이상으로 맑고 상쾌했다. 발만 물에 적시려고 치마를 입고 왔는데 수영복을 가져올걸 - 정말 폭 뛰어들고 싶었다. 오후가 되면서 햇빛이 조금 더 부드러워져 모래 위에 그림자진 부분과 대비가 선명해지는 게 인상 깊어서 담아보았다.

해가 질 때쯤 연한 분홍색으로 물드는 하늘은 언제나 감동이다. 빌딩으로 가려지지 않은, 끝이 없을 것 같은 하늘과 바다를 보고 있으면 역시 마음이 평온해진다.

마음껏 사진을 찍고 해가 지는 걸 구경하다 모두들 살짝 허기지는 느낌에 주일에는 쉬는 (이름하여) 육일 횟집에 가서 엄청난 물회를 먹고 왔다. 역시 바다 근처의 해산물은 언제나 좋다. 아직도 사진을 보고 있으면 전복의 꼬드득함이 생각난다.

완벽한 온도의 바다와 흥얼거리는 노랫소리, 찬양이 흘러나오는 횟집에서 먹은 물회와 끝없는 이야기들. 그리고 하나 더하자면 굉장히 멋있었던 운전.

Jenny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