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l003: 내고향서울

건강검진 겸 짧게 한국을 방문했다. 집 학교 집 학교를 무한 반복하다 고등학교 때부터 뉴욕에서 살아서 그런지 아직도 한국에 가면 신기한 것 투성이다. 현지인이라기보단 관광객의 시선으로 새로운 동네들을 탐험하곤 하는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사진 찍는 시간들이 너무 즐겁다. 그리고 카메라에 조금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번 롤은 맘음에 드는 순간들을 더 담아낸 것 같아 뿌듯하다. 

이상하게 세탁소랑 이발소만 보이면 다 찍고 싶다. 언젠가 그런 프로젝트를 하나 만들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저녁 약속을 기다리다가 상수의 '가고 싶은 곳'에 저장되어있던 캐멀카페를 방문했다. 주택가 사이에 있어서 여기가 맞나 하고 계속 두리번. 별생각 없이 주문하고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커피도 스콘도 정말 굉장히 내 취향이라서 한국 갈 때마다 떠오를 것 같다. 굉장히 포근한 느낌의 카페인데 역시 필름 카메라로 찍으니 그 느낌이 고스란히 담겼다. 덤으로 뒤에 앉으신 모르는 분의 느낌 있는 코드도 사진에 굉장히 어울리는걸. 

서울은 뭔가 항상 아련해. 

Jenny Lee